31. Dec. 08 / baharia
08년의 마지막 날을 09년 첫 일출을 보기 위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수도(난 각 나라의 수도는 여행으로 매력을 못느낀다)는 3일이나 보냈다. 그만큼... 기대가 컸던 사막투어다. 그래서 엔지에서 예약한 것이 껄끄럽긴 했어도 언니와 나는 설레여하며 소주 2병을 챙겼다. 얼마나 꿈에 부풀었었는지....
한국인 게스트하우스에서 예약한 것이라 죄다 한국인일 거라는 건 예상했다. 근데 멤버 구성 지대로 죽여준다.
언니와 나 2명 / 가족 4명 / 아이2 엄마2 / 청년 3
근데 가족과 아이와 엄마로 구성된 멤버 어쩜 그리도 정반대인지...
가족의 엄마는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을 통제하고 아빠는 알려주고 싶고 가르쳐주고 싶은게 너무나 많다.
아이와 엄마들은 정말 심하다. 들고 날뛰는 애들... 방임으로 방치하는 엄마들. 아가아가 부르며 존댓말로 꾸짓는 엄마의 모습. 아이들은 콧방귀도 안뀐다. 저런 모습이 현재 엄마들의 모습인건가? 직업병 발동하려는 거 암소리 안하고 꾹 참느라 힘들었다.
다른 팀들은 바하리아 가느라 새벽같이 출발하는데 우린 9시 넘어서 출발. 그럼 그렇지. 뱃가죽이 등가죽에 붙은지 오래된 3시 30분에 점심먹고 흑사막, 백사막, 핫스프링, 크리스탈 마운틴도 못보고 컴컴해져서 사막에 도착.. 짚차를 타고 가는데 속도내는 짚차와 선셋을 보면서 한없이 달리던 그 때의 그 느낌.. 기억에 선하다. 그렇게 사막에 도착.
한국인이 참 부지런하고 성격 급하다는 걸 여기서 또 한 번 느낀다. 베두인족, 짐푸는데 한 나절. 오댕같은 손가락으로 스프하나 만들어 주는데 한 나절이다. 기름통 같은데 담겨진 물로 고양이세수하듯 손을 씻고 야채를 씻고그 오댕 손가락으로 만드는 걸 보면서 언니랑 말없이 웃었는데... 만들어준 토마토 스프... 맛있게 싹싹 먹어 버렸다. 배고프면 흙도 씹어먹는다는 말.. 실감한다. 근데 또 30분을 기다려야 한다. 우린 아무 것도 할 게 없어 해가 지고 확 추워진 사막에서 덜덜 떨면서 입맛만 다시면서 기다려야만 했다.
메인은 모닥불에 구은 닭고기 뭐 그저 그랬다. 모든 음식은 사막의 모래를 함께 씹으며 먹는다. 빵이든, 스프든, 닭고기든 물이든 뭐든지... ^^;;
그렇게 저녁을 먹고 모닥불에 모여 베두인의 악기연주에 맞춰 불러주는 음악을 들으며 차이를 마신다.(차 한 잔 마시려면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 근데 진짜 노래 못한다. 음의 고저가 없다. =.= 우리가 가장 멤버가 많아서 그런지 한국인 그룹, 일본인 그룹, 폴란드 커플등 계속 합석을 한다. 그들의 음악을 들으며 차이를 몇 잔 마시며 모닥불을 보며... 2008년의 마지막 밤을 보내며...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 12시.. 한국에 있으면 보신각 종소리를 들을 테지만 폴란드인, 일본인, 한국인, 베두인들이 서로에게 새해인사를 건넨다. 그렇게 또 09년을 맞이한다. 지평선 위쪽 반구에 정말 사정없이 박혀있는 별들... 무진장 많다. 하늘이 아니라 앞을 보아도, 옆, 뒤를 보아도 별을 정말 많이 볼 수 있다.
하늘을 이불삼아... 침낭 속에 들어가 별을 보면서 잠들 때까지... 그 느낌. 우연히 보았던 유성... 또 보려했지만 보기도 전에 잠들어버렸던 나... 다음 날 깜깜할 때 일어나 우리의 베이스캠프에서 한참 멀리 떨어진 곳에 나의 흔적을 남기고 왔던 일ㅋ.. 사막 여우의 발자국을 보면서 신기해했던 그 때, 사막에서 태양이 떠오름을 보던 그 때.. 가지고 갔던 귀한 소주 2병을 어이없게 비웠지만, 함께한 멤버구성이 영 꽝이라 기대했던 재미는 못 느꼈지만 08년 마지막 밤을, 09년 첫 날을 사막에서 보냈다는 것은 잊을 수 없는 일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또 잊을 수 없는 사건 하나가 기다리고 있다. 절대 잊을 수 없는... 엔지와의 악연의 최고조... 기대하시라 -.- 다음 5편에서...
#1. 기름넣는다고 잠시 쉬던 주유소에서
#2. 파란하늘... 너무 좋다
#3. 차창 밖으로 보이던 식료품점.
#4. 사막투어 시작 전 늦은 점심만찬.
#5. 우리를 태울 지프.
#6. 얼어죽진 않겠다고 단단히 무장을 하고.
#7. 베두인의 음악... 끝이 없는 음악같다. 클라이막스도 없는 듯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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