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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rica/egypt

[09] West bank-1

05. Jan. 09 / 서안

오질라게 걸었던 날. 내 두 다리가 많이 고생한 날.

희안하게 숙소는 킹왕짱인데 잠은 자꾸 설친다. 최악의 숙소였던 아스완-누비안오아시스에서도 푹 자고, 추웠다던 사막에서도 푹 잤던 나였는데... 난 환경이 열악할수록 생존력이 강한건가?
오늘도 든든히 아침을 먹고 편한 복장에 dslr도 포기한 채 숙소를 나서려는데 불연듯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 우리의 소주,
조심스레 언니에게 말을 건넨다. "언니....우리 소주 가지고 갈까?"
조심스럽게 꺼낸 내 마음과 달리, 언니 1초도 안되어 무조건 반사처럼 반응이 나온다. "넌, 천재야."
이렇게 언니와 나의 여행궁합은 최고였다.

전 날 알아본 곳에서 로컬페리를 타고 서안에 도착,
삐끼들이 장난아니다. 끈덕지게 붙는 이집션들... 이집션들을 잘 물리치는 서양인들에 바짝 붙어 따라가며 페리항구 근처에 상주하고 있던 이집션 삐끼들을 물리치고 사실 아무생각없이 삐끼들이 있는 곳은 우선 피하고 본다. 걸어갈 수는 없고 근처에 있던 삐끼랑 3LE로 협상.
그런데 오토바이에 리어카를 단 차량이다. 말이 차량이지... 사람이 타는 게 아니라 당나귀같은 가축들을 운송하는 것같은.. 아니 그러한 냄새가 나는 교통수단이다. 덜컹덜컹... 시끄럽고, 승차감 장난아니다. 소화안되던 사람들도 이 차에 타면... 덜컹거림으로 인해 소화가 싹 될 듯 하다.

그렇게 매표소에 도착, 그런데 표는 여기서 사는게 아니란다. 우리가 가려던 왕가의 계곡, 하셉수트 장제전, 그 곳까지만 가야지 된단다. 어찌할까? 택시삐끼가 흥정을 하려하지만 왕가의 계곡을 간다는 버스, 우리는 당연히 미니버스를 타고 간다. 하지만 그 버스 왕가의 계곡까지 가는게 아니였다. 다른 마을로 빠지는 버스였다. 우리와 함께 타고 있던 이집션 소녀들... 우리보고 자기네 집에 가잔다.

갑자기 여기서 내려야 된다고 해서 내렸는데 킹벨리까지는 한참을 가야한다. 근데 주변엔 아무것도 없다. 어쩌지? 어쩌지? 근데 역시 언니다. 갑자기 지나가는 차를 히치한다. 대단해용~ ^.^ 그렇게 왕가의 계곡에 도착, 람세스vi의 묘: 입구부터 시작된 벽화.... 소름이 쫘악~ 정말정말 최고다. 사진을 절대절대 찍을 수 없다는 이 곳, 사진을 찍고 싶은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사진을 찍은 사람은 경찰에게 끌려간다. 그런데 사진 찍고 싶은 그 마음... 이해된다. 투탕카멘의 묘-정말 볼 것 없다. 그렇게 몇 개의 무덤을 본 후... 언덕산을 올라 하셉수트로 간다.

가장 더울 때, 황량하기 그지없는 모래산을 넘었다. 허나 할만했다. 무지 힘들 줄 알았는데... 생각만큼 멀진 않았다 하지만 숨은 헐떡헐떡거린다. 그러면서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왕가의 계곡,,, 아찔하다. 모래산의 능선들, 그리고 저 멀리는 나일강과 동안도 보인다. 파랗고 맑았던 아스완과 달리 너무 뿌연 하늘이 안타까웠다.

정상에서 먹겠다고 싸온 소주, 정상에선 경치보며 사진찍느라 까먹고 경찰이 경계를 서는 소초(군사경계구역) 근처에서 마셨다. 수천년전 파라오들이 잠든 무덤을 발 아래에 두고 마시는 참이슬의 그 맛... 캬~ 먹어보지 않았음 말을 하지말라.
그런데 경찰이 자꾸 그만 가란다. 알았다고... 간다고... 마시고 간다니까....
 
알딸딸... 다리가 풀린다. 내 맘과 달리 따로 노는 내 두 다리. 술이 금지된 이슬람 국가에서 멀건 대낮에 소주한 잔 걸치시고, 하셉수트 왕비의 장례사원에 간다. 벌써 메롱대는 정신으로 뭘 보겠다고... 그렇게 하셉수트장제전을 뒤로 하고 우리는 또다시 걸어서 한 번 가볼까? 걸을만 한데? 라며.. 걷고 또 걷는다. 그렇게 장인의 계곡쪽으로 간다. 그런데 워낙 유적이 풍부한 이집트다보니 발굴해 놓고선도 문을 걸어잠궈놨다. 그렇게... 장인의 계곡을 지나 걷다보니 지친다. 그래서 한참 기다려 미니버스를 탔는데.. 200m 정도 가더니 내리란다 -.- 모야 이거....

그렇게 도착한 람세움. 그런데 람세움 표는 처음에 오토바이 같은 차를 타고 내린 그 매표소에 샀어야했던 거다. 경찰들과 직원이 많아 박시시 쪼꼼 주고 들어갈 수도 없는 상황. 언니의 애교... 입구만 보고 나올께... 응?
그렇게 입구에서 사진만 박아주시고 페리를 타고 동안으로 돌아왔다.

하루죙일 걸었더니 체력은 바닥... 그래. 벼르고 벼르던 카르투시를 만들고 만도가 해주는 한국밥을 먹자. 카르투시(고대 파라오 이름을 적은 것으로 테두리 안에 히에로글리프라는 상형문자로 왕의 이름을 적은 것)를 만들고, 만도의 한국식 볶음밥을 먹었다. 소문만큼 기대만큼은 아니다. 그래도 얼마만에 먹은 한국밥인지... 그렇게 그렇게 2일 서안투어 중 하루를 마쳤다. 우리식의 서안투어를 하며 왜 다들 투어로 서안을 돌아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식의 서안투어... 환상적인데... 생각만큼 힘들지는 않아 내일은 dslr을 들고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1. 로컬 페리 안 이집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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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체력 만땅의 나. 서안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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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요거 타고 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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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매표소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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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미니버스 안. 아마 이 때부터 내가 회비를 챙겼다. 돈계산을 잘해서? No! 단지.. 귀막고 냉정하게 잘 뒤돌아섰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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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왕가의 계곡,, 발굴터.. 현재도 발굴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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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관광객  vs 발굴현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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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투투모스 3세 무덤 가는 길... 가파른 계단 끝에 위치, 무덤 내부는 가장 깊어 숨이 턱턱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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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이제 등반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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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이렇게 계속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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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무지 뜨거워 입던 옷을 벗어 해를 가리는 용도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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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정상에서.. 시뻘개진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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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왕가의 계곡을 뒤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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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동안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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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군사경계구역에서 먹을 것을 꺼내놓고. 다 내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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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참이슬과 오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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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수천년 무덤을 발 아래에 두고 참이슬을 마셔보지 않았으면 말을 하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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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아찔한 하셉수트 장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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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하셉수트 장제전을 배경으로.. 저 절벽 위를 우리는 넘어왔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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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이 때부터 술이 스물스물 올라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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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장인의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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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당나귀를 타며 핸드폰으로 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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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람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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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팁을 놓고 나갔더니 요렇게 예쁜 짓을 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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