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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전, 소소한 행복

종업식이다, 그리고 졸업식이다.
뭐 6학년 담임이 아니니 졸업식이라는 단어는 내게 무덤덤하게 다가오지만... 종업식이다.
사실 2008년도는 그 전의 어떤 해보다 아이들에게 미안한 해였다.

개인적인 일로 바빴고, 직장생활에서 더 넓은 곳으로 한발짝 내딛었던 한 해였던 반면,
아이들에게는 제일 소홀했던 한 해였다. 그래서 더더욱 미안했다.
월요일 개학, 그리고 오늘...
생각보다 바쁜 일정으로 아이들과 눈 한 번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다.
그래서 오늘 통지표 주기 전 잔소리하기 위해 뜸을 들이며 우리반 녀석들과 한 명씩 눈을 마주쳤다. 눈은 나를 향하고 있을지 언정 그들의 머릿 속에는 어떤 반이 될지에 더 관심이 쏠려있었음이 분명하겠지만...

잔소리 중 아이들에게 너희들 6학년 되서 말 안들으면 나한테로 와서 A/S 받을 줄 알라고 귀여운 협박성 멘트를 날렸지만 사실... 이 녀석들에게 미안한 마음때문에 작년에 못 써준 신경 올해 해줄 수 있다면 해줘야겠다는 마음에서 그렇게 말을 했다.

어찌되었건 1년의 농사일에서 손을 턴 오늘, 어제했던 여러 고민때문인지, 매 년 겪는 허전함때문인지 몸살기가 스물스물 올라오고 있던 오늘, 또다시 기분좋은 책선물을 받았다. 허전하고 컨디션 제로인 나를 어찌 아셨는지... 우리반 어무니... 산타클로스같으신 분, 작년 1년간 마음으로 응원해주셨던 분이다. 이젠 아이를 떠나서 어머니와 나 사이에는 책을 통해, 눈빛을 통해 인연의 끈이 연결된 듯 싶다.

또 여행 중 만났던 아줌마, 들으시면 어찌 생각하실런지 모르겠지만 이름보다 아줌마라는 호칭으로 우리에게 불렸던 분, 종종 만나... 어딘가에 가게되면 먼저 아줌마를 떠올리고 했던 그 아줌마에게서 메일이 왔다. 그 때의 그 기분을 떠올리게 만들어주는 추억의 사진과 함께...

                                                               그래서 오늘도... 허전하지만, 피곤하지만,,,,,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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