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두 사람은 비를 맞지 않으리/ 서로가 우산이 되어 줄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춥지 않으리/ 서로가 따뜻함이 될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외롭지 않으리/ 서로가 동행이 될 테니까/ 두 사람은 비록 두 개의 몸이지만/ 이제 이들 앞에는 오직 하나의 인생만이 있으리라/ 그대들의 집 속으로 들어가라/ 함께 있는 날들 속으로 들어가라/ 이 대지 위에서 그대들은/ 오래오래 행복하리라.”
# 인디언들의 결혼시다. 그 내용이 감동적이지만 이혼이 빈발하는 요즘 세태에 견줘보면 너무 낭만적 이야기로 들릴지 모른다. 도대체 결혼 전에 요모조모, 이것저것 따질 것 안 따질 것 모두 살펴보고 했다는 결혼도 판판이 금 가고 깨지는 것을 보면 사람일은 정말이지 알 수 없다. 한때 화제가 됐던 ‘법륜 스님의 주례사’가 새삼 뇌리를 스친 까닭은 그 알 수 없음에 대한 나름의 해답이 거기에 담겼기 때문이리라.
# 법륜 스님은 좋아서 결혼해 놓고 결국엔 갈라서는 것이 서로가 서로에게 덕 보자는 심보 때문이라고 잘라 말한다. 스님의 주례사 한 대목을 들어보자. “저 사람이 돈은 얼마나 있나, 학벌은 어떻나, 지위는 어떻나, 성질은 어떻나, 건강은 어떻나, 이렇게 다 따져 가지고 이리저리 고르는 이유는 덕 좀 볼까 하는 마음입니다… 그런데 덕 보겠다는 생각으로 고르면 백 명 중에 고르고 골라도 막상 고르고 보면 제일 엉뚱한 사람을 고른 게 됩니다.”
# 그렇다. 손해 볼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이 아내는 남편에게 덕 보고자 하고, 남편은 아내에게 덕 보겠다는 마음만으로 결혼해서 살다 보면 싸우게 마련이다. 다시 주례사를 들어보자. “아내는 30% 주고 70% 덕 보자고 하고, 남편도 30% 주고 70% 덕 보려고 하니, 둘이 같이 살면서 70%를 받으려 하는데, 실제로는 30%밖에 못 받으니까 살다 보면 결혼을 괜히 했나, 속았나 하는 생각을 십중팔구는 하게 되는 겁니다.”
#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법륜 스님의 주례사 처방은 이렇다. “제일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순간부터는 덕 보겠다는 생각을 아예 버려야 합니다. 내가 아내에게 또 남편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내가 그래도 저분하고 살면서, 저분이 나하고 살면서 그래도 좀 덕 봤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줘야 하지 않겠느냐, 이렇게만 생각을 하면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바깥궁합, 속궁합 다 보고 삼년을 동거하고 살아봐도 이 심보가 안 바뀌면 사흘 살고 못 삽니다.” 그렇다. 궁합 이전에 심보다. 덕 보겠다는 심보로 결혼하면 결국 파경이고 덕 베풀겠다는 심보로 결혼하면 설사 이것저것 성격이 안 맞고 조건이 힘들어도 백년해로하는 법이다.
# 법륜 스님은 주례사에서 하객들조차 이렇게 꾸짖는다. “여기 온 하객들은 결혼할 땐 박수치지만 내일부터는 싸움을 붙입니다. 남편에게 ‘왜 바보같이 마누라에게 쥐여 사나!’ 하고, 아내에게는 ‘네가 얼굴이 못났나, 왜 그렇게 죽어 사노!’ 이렇게 옆에서 살살 부추깁니다. 이것은 결혼생활에 실패한 사람들이 괜히 심술을 놓는 것입니다. 결국 ‘남이 뭐라 해도 나는 남편에게 덕 되는 일 좀 해야 되겠다. 남이 뭐라든, 어머니가 뭐라든, 아버지가 뭐라든, 누가 뭐라든 나는 아내에게 도움이 되는 남편이 돼야겠다’ 이렇게 지금 이 순간 마음을 딱 굳혀야 합니다.”
# 결국 덕 보겠다는 생각 대신 덕 베풀겠다는 생각으로 살아야 진짜 잘 살 수 있다. 결혼생활에서 덕 보려고 하면 망하고, 손해 보겠다 하면 흥하며 잘사는 법이다. 하지만 그것이 어디 결혼생활에만 국한된 이야기겠는가.
정진홍 논설위원 (중앙일보, 2월 14일자/ 다시 듣는 주례사)
# 인디언들의 결혼시다. 그 내용이 감동적이지만 이혼이 빈발하는 요즘 세태에 견줘보면 너무 낭만적 이야기로 들릴지 모른다. 도대체 결혼 전에 요모조모, 이것저것 따질 것 안 따질 것 모두 살펴보고 했다는 결혼도 판판이 금 가고 깨지는 것을 보면 사람일은 정말이지 알 수 없다. 한때 화제가 됐던 ‘법륜 스님의 주례사’가 새삼 뇌리를 스친 까닭은 그 알 수 없음에 대한 나름의 해답이 거기에 담겼기 때문이리라.
# 법륜 스님은 좋아서 결혼해 놓고 결국엔 갈라서는 것이 서로가 서로에게 덕 보자는 심보 때문이라고 잘라 말한다. 스님의 주례사 한 대목을 들어보자. “저 사람이 돈은 얼마나 있나, 학벌은 어떻나, 지위는 어떻나, 성질은 어떻나, 건강은 어떻나, 이렇게 다 따져 가지고 이리저리 고르는 이유는 덕 좀 볼까 하는 마음입니다… 그런데 덕 보겠다는 생각으로 고르면 백 명 중에 고르고 골라도 막상 고르고 보면 제일 엉뚱한 사람을 고른 게 됩니다.”
# 그렇다. 손해 볼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이 아내는 남편에게 덕 보고자 하고, 남편은 아내에게 덕 보겠다는 마음만으로 결혼해서 살다 보면 싸우게 마련이다. 다시 주례사를 들어보자. “아내는 30% 주고 70% 덕 보자고 하고, 남편도 30% 주고 70% 덕 보려고 하니, 둘이 같이 살면서 70%를 받으려 하는데, 실제로는 30%밖에 못 받으니까 살다 보면 결혼을 괜히 했나, 속았나 하는 생각을 십중팔구는 하게 되는 겁니다.”
#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법륜 스님의 주례사 처방은 이렇다. “제일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순간부터는 덕 보겠다는 생각을 아예 버려야 합니다. 내가 아내에게 또 남편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내가 그래도 저분하고 살면서, 저분이 나하고 살면서 그래도 좀 덕 봤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줘야 하지 않겠느냐, 이렇게만 생각을 하면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바깥궁합, 속궁합 다 보고 삼년을 동거하고 살아봐도 이 심보가 안 바뀌면 사흘 살고 못 삽니다.” 그렇다. 궁합 이전에 심보다. 덕 보겠다는 심보로 결혼하면 결국 파경이고 덕 베풀겠다는 심보로 결혼하면 설사 이것저것 성격이 안 맞고 조건이 힘들어도 백년해로하는 법이다.
# 법륜 스님은 주례사에서 하객들조차 이렇게 꾸짖는다. “여기 온 하객들은 결혼할 땐 박수치지만 내일부터는 싸움을 붙입니다. 남편에게 ‘왜 바보같이 마누라에게 쥐여 사나!’ 하고, 아내에게는 ‘네가 얼굴이 못났나, 왜 그렇게 죽어 사노!’ 이렇게 옆에서 살살 부추깁니다. 이것은 결혼생활에 실패한 사람들이 괜히 심술을 놓는 것입니다. 결국 ‘남이 뭐라 해도 나는 남편에게 덕 되는 일 좀 해야 되겠다. 남이 뭐라든, 어머니가 뭐라든, 아버지가 뭐라든, 누가 뭐라든 나는 아내에게 도움이 되는 남편이 돼야겠다’ 이렇게 지금 이 순간 마음을 딱 굳혀야 합니다.”
# 결국 덕 보겠다는 생각 대신 덕 베풀겠다는 생각으로 살아야 진짜 잘 살 수 있다. 결혼생활에서 덕 보려고 하면 망하고, 손해 보겠다 하면 흥하며 잘사는 법이다. 하지만 그것이 어디 결혼생활에만 국한된 이야기겠는가.
정진홍 논설위원 (중앙일보, 2월 14일자/ 다시 듣는 주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