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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파그만의 정원(사이라 샤 지음, 유은영 옮김)/한겨레신문사

#.201
우리가 사는 이 토막난 세상에는 절대적인 기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전망이 있다. 분리란 사람이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고 분리가 존재한다고 굳건히 믿는 것도 사람이다. 시간 자체도 순차적이고 단선적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시간은 우리의 삶과 역사를 훑으며 영원히 반복하는 순환체이다. 그러니 시간으로부터 우리는 자유로이 배울 일이다. 나머지는 소용돌이치는 실체, 원시적인 힘, 천둥치는 발굽이 일으키는 먼지, 목이 터져라 외치는 함성, 추격의 전율, 무너지고 또다시 일어나는 순환이 있을 뿐,

#.224
"여행하는 이는 신의 손님이오, 커다란 터번을 두른 남자가 눈을 번득이며 큰소리로 말했다. 여러분은 우리를 만나기 위해 여기까지 왔소, 당신들의 발걸음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하겠소. 지금전달받은 명령을 어기고 당신들에게 미사일 발사 현장을 보여주겠소." 그럴 필요가 없으니 명령대로 미사일 발사를 중지하라고 설득했으니 그들은 오히려 협박하듯이 큰소리를 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전해오는 격언이 있소, 언제 도착할지는 손님이 결정하지만, 손님이 언제 떠날지 결정하는 것은 주인이오."
"이제 우리는 손님을 접대하라는 이슬람인의 의무를 다했소." 그들이 소리치며 말했다. "적의 반격으로 우리가 목숨을 잃는다 해도 천국에서 알라께서 즉시 보상해주실 것이오. 자, 이제 가시오. 장수하시길 알라께 기원하오."

#.308
"사라예보에서 한 저격수를 알게 되었어요. 하루는 그가 일하는 모습을 찍을 수 있었어요. 하루는 그가 일하는 모습을 찍을 수 있었어요. 우리가 지붕 위에 앉아 있을 때 여자 둘이 거리를 지나고 있었어요. 갑자기 그가 물었어요. '어떤 여자를 쐬버릴까?' 나는 선택할 수 없다고 말했죠. 그는 그냥 웃었어요. '흠, 당신이 선택하지 않으면 둘 다 쏠거요. 한 명을 살리든지 말든지 당신이 알아서 하쇼."
사진작가는 공허한 눈으로 실내를 둘러보았다. 그는 옆에서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너무나 많이 보았다. 그의 속에는 남겨진 것이 전혀 없었다. 그는 어깨를 들썩이며 말했다. "내가 뭘 할 수 있었을까?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어."

중학교 때 사회책에서 배웠던 세계사의 내용과 책이나 매스컴을 통해 들은 중동지역의 역사가 얇팍한 내 지식의 전부였다. 그러다 작년 터키 여행 이후 이슬람이란 종교에 대한 호기심과 재미(?)를 느끼며...강대국들에 의해 소외되었던 그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궁금해졌다. 그래서 요즘 내가 선택하는 책은 여행책, 중동국가에 대한 책, 소설책이 주를 이룬다.
아프가니스탄인이면서 영국으로 망명해 영국에서 생활한 한 여성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부모님이 들려준 자신의 고향 아프가니스탄으로 가면서 느끼는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전쟁의 상흔을 확인하면서 자신의 상상과 다른 현실에서 느끼는 고뇌를 느끼게 된다. 책을 골랐을 때의 그 느낌처럼... 쉽게 다가오지는 않았지만... 아프가니스탄 여성의 눈으로 그들의 모습을.. 조국의 현주소를 풀어놓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것에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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