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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용의자 X의 헌신, 히가시노 게이고, 현대문학

오랜만에 읽은 추리소설. 역시 추리소설은 책을 덮지 못하게 하는, 대놓고 마수의 힘을 책장을 넘기는 사람에게 뻗친다. 그 마력에 빠져 몇 시간을 꼼짝하지 않고 읽어버렸다.
천재적인 수학자인 주인공... 그가 수학을 사랑하는 것처럼 순수하게 사랑하는, 지켜주고 싶은 옆집 모녀에게서 일어난 충동적인 살인사건을 숨기기 위해 애쓴다.
책을 읽으면서 그가 살인사건이 발생한 날과 다른 날로 살인사건이 발생했음을 조작한 듯하다는 의문을 품긴 했지만 그가 또다른 살인사건으로 숨기려했던 것은 눈치채지 못했다. 암튼 밤 잘 시각이 된 지금.. 추리소설의 여파로 조금 무서움을 느낀다. 그래도 이 집에 나 혼자가 아니라 동생과 함께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거실에서 들려오는 티비소리가... 날 조금은 안심시킨다.
근데 통화목록은 왜 안 조사했던 거지? 그게 밝혀졌으면 수학자와 모녀가 공모했다는 것 쯤은 쉽게 알았을텐데...

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문학과 지성사

#1. 사람은 왜 선을 넘는가. 끊임없이 선을 의식하고 살기 때문이다. 선을 밟으면 안 된다는 억압에 짓눌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사소한 충동이 고장 난 신호등처럼 깜빡인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대형 연쇄 폭발이 일어난다.

#2. 그동안 몇 차례의 실패한 연애들을 겪었다. 나의 옛 여인들은 제 각각 다양한 결격 사유들을 치질처럼 숨기고 있었다. 그런데, 나와 헤어진 뒤 그들 대부분이 결혼하여 멀쩡한 결혼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내게는 치명적이였던 그남자들의 문제를, 다른 여자들은 둥글게 감싸 안고 살아가고 있는 거다. 나의 연애들이 무위로 돌아간 것은 그 남자들의 사정 때문이 아니라 나의 사정 때문임을 이제는 알겠다. 선혈처럼 붉은 인주 자국을 내려다보며 나는 가느다랗게 몸을 떨었다. 이 사직서 한 장에 연루되어 있는 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해일처럼 밀려들었다. 그 모두를 혼자서 감당해야만 했다.

#3.
은수 네 문제가 뭔지 알아? 네 인생에 등장하는 남자들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거야 / 뭐? / 잘 생각해봐. 넌 항상 안정된 관계를 꿈꾸는데 그게 안 된다고 불평하잖아. 근데 그 이유는 남자들이 저마다 하나씩 결격 사유가 있기 때문이지? 태오는 스위트하지만 장래성이 없고, 또 영수씨는 부족한 게 없어보이지만 사실 결정적인 매력 한 방이 없고 /
어쩐지 반박할 수 없는 분석이었다.
넌 그 남자들 단점은 다 버리고 장점만 뽑아서 하나로 모으고 싶지? 근데 사랑은 그런 게 아니지 않냐? 진짜 사랑한다면 망설이지 않을걸. 절실하게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들 쭉 늘어놓고 문방구에서 연필 고르듯 하는거. 난 너무 비윤리적이라고 봐  

서른 둘의 은수, 내가 서른 둘이 되었을 때 어떤 모습일까?

천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현대문학

장영희씨 책에 이어... 내 눈물샘을 자극한 책. 이슬람국에서의 안타까운 여성의 삶이.. 너무나 안쓰러웠다. 부르카를 착용하고 남성의 소유물로 생활하는 그녀의 삶... 부르카라는 것. 사회의 시선으로 본인은 자유로울 수 있겠다라는 생각도 하게하지만... 어찌되었건 그 근본은 남성의 이기심에서 만들어진 옷이라 생각한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다시 희망을 그리며 글은 맺어지지만 마리암이 살아간 인생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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